본문 바로가기

중국의 속살

휴지 도둑 골머리…톈탄공원에 ‘안면인식’ 지급기

     ㆍ중국 일각선 자성의 목소리


세계문화유산인 중국 베이징의 명소 톈탄(天壇)공원 안에 새로운 명물이 생겼다. 안면인식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휴지를 제공하는 기계가 화장실에 설치된 것이다.

21일 찾아간 톈탄공원 남문 인근 남녀 화장실 입구에는 각각 기계가 1대씩 설치돼 있었다. 바닥에 표시된 구역에 서서 기계의 카메라를 응시하면 얼굴선을 인식해 3초 내에 휴지가 나온다. 1인당 1회 60㎝, 절취선 기준 6칸이 제공된다. 같은 사람에게는 9분에 한 번만 휴지를 제공한다. 안경이나 마스크를 쓰면 인식하지 못한다. 화장실을 찾은 이들은 너도나도 한번 해보자며 신기해했다. 한 중국인 여성은 “신문물”이라며 감탄했다. 화장실에 안면인식기술까지 등장한 건 휴지도둑 때문이다. 그동안 휴지를 가방에 넣어 몰래 가져가는 주민, 관광객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 당국이 묘책을 낸 것이다. 공원 관계자는 “휴지 사용은 시민의식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말했다.

이 기계는 지난주부터 공원 내 14개 화장실 중 남문, 동문, 서문 화장실 3곳에 6대가 시범 설치됐다. 이후 휴지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어린이는 키가 작아 얼굴 인식이 안된다는 불만도 나왔다. 공원 측은 당초 한 겹짜리를 주다 두 겹짜리로 질을 높였고 설사가 났거나 휴지가 급히 더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현장관리인이 더 준다고 해명했다. 또 기계를 낯설어하는 중노년층을 위해 미화원들에게 안내 교육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절약 효과는 확실하다. 중국청년망은 기계가 설치된 지 3일 만에 휴지 사용량이 80%나 줄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첨단 기술까지 끌어와 휴지 사용량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공공의식이 낮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두고 “난감한 과학기술”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안면인식 휴지 제공 기계 가격은 대당 5000위안(약 80만원) 정도다.